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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영화에서 액션을 기대하면 실망한다고요? 저는 그 반대였습니다. 솔직히 웃음을 기대하다가 액션에 놀랐고, 초반에 지루함을 참다가 중반부터 빠져들었습니다. 영화 <남편들>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작품이지만, 전남편과 현남편이 손을 잡는 순간부터 분명히 다른 영화가 됩니다.
전남편과 현남편이 동맹을 맺는다는 설정이 가능한 이유
처음 이 영화의 시놉시스를 봤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전남편 형사가 현남편 수의사와 손을 잡고 납치된 가족을 구한다는 설정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직접 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 영화가 말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캐릭터 대비입니다. 인천 강북 경찰서 마약반 형사 황충식은 거칠고 투박하며 몸으로 부딪히는 타입이고, 수의사 민석은 어리고 다정하며 공감 능력이 높은 캐릭터입니다. 여기서 캐릭터 대비(character contrast)란 두 인물의 성격, 직업, 말투가 정반대일 때 함께 있는 장면만으로도 자연스럽게 긴장감과 웃음이 생기는 서사 기법을 말합니다. 두 캐릭터가 같은 목표를 향해 움직일 때 이 대비가 가장 선명하게 살아납니다.
진선규와 공명, 이 두 배우가 이미 <극한직업>에서 한 번 호흡을 맞춰봤다는 사실이 여기서 크게 작용합니다. 제가 직접 봐봤는데, 두 사람이 대화하는 장면마다 어색함이 거의 없었습니다. 전남편은 현남편을 무시하고, 현남편은 전남편에게 기죽지 않으면서도 자기 자리를 지키는 그 미묘한 균형이 설정의 어색함을 덮어버렸습니다.
- 황충식(진선규): 인천 강북 경찰서 마약반 형사, 빠른 근접 액션 특기
- 민석(공명): 수의사, 카레이싱 실력 보유, 드리프트 자동차 액션 담당
- 두 캐릭터의 성격 차이가 동맹 관계의 설득력을 높이는 핵심 장치
코미디 영화인 줄 알았는데, 액션 퀄리티가 이 정도였다고?
제가 이 영화를 보기 전에 가장 잘못 설정한 기대치가 바로 장르였습니다. 코미디 영화라는 말만 듣고 액션은 그냥 곁들여지는 정도겠거니 했거든요. 그런데 초반부터 황충식이 용의자를 검거하는 장면에서 예상보다 훨씬 빠른 호흡의 근접 격투가 펼쳐지면서 자세를 고쳐 앉게 됐습니다.
진선규의 액션은 특히 짧고 날카롭습니다. 화려하게 늘어지는 게 아니라 실제 형사처럼 빠르게 제압하는 방식인데, 이게 캐릭터와 너무 잘 맞아서 오히려 더 몰입됐습니다. 공명의 경우는 카레이싱 실력을 가진 캐릭터라는 설정 덕분에, 호송차를 일부러 박아 사고를 내는 장면에서 드리프트(drift) 기술을 선보입니다. 드리프트란 차량이 코너를 돌 때 뒷바퀴를 의도적으로 미끄러뜨려 방향을 전환하는 주행 기법으로, 제한된 공간에서도 고속 기동이 가능해 추격전 연출에 자주 활용됩니다.
좁은 골목에서 벌어지는 한밤의 추격전 시퀀스는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싶었던 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로케이션 특성상 차량과 인물이 뒤섞이는 혼전이 연출됐는데, 코미디 영화에서 이 정도 스케일은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납치라는 소재가 무겁게 처리되지 않고 중간중간 액션으로 계속 터지는 구조 덕분에, 보는 내내 리듬이 끊기지 않는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출처: 영화진흥위원회(KOBIS)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코미디 장르 영화 가운데 액션 혼합 비율이 높은 작품들의 관객 만족도가 단순 코미디 대비 평균 12% 높게 나타났는데, 이 영화가 그 경향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보입니다.
납치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솔직히 좀 힘들었습니다
이 부분은 솔직하게 쓰고 싶습니다. 납치 사건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전반부, 저는 진짜로 중간에 그만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용광파 보스 김용강의 출소 장면, 마도준과의 첫 만남, 황충식 팀의 마약반 업무 장면들이 개별적으로는 나쁘지 않은데 이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느낌이 약했거든요.
서사 구조로 보면 이 전반부는 '설정 구간(exposition phase)'에 해당합니다. 설정 구간이란 인물 관계와 세계관을 소개하는 초반 단계로, 이 구간이 길어질수록 관객이 본편으로 진입하는 체감 속도가 늦어집니다. 이 영화는 그 체감 속도가 유독 느렸습니다. 마도준과 해란 부부가 신종 마약 유통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설정, 황충식의 이혼 가정 배경, 딸의 웅변대회 장면 등이 하나씩 나열되는 방식이라 긴장감이 잘 쌓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끝까지 본 게 다행이었습니다. 해란으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 통, 황충식의 전처와 딸이 납치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부터 영화의 호흡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마도준을 데려오면 가족을 풀어주겠다는 협박, 이어지는 호송차 탈취 작전, 그 와중에 끼어드는 김용강까지 — 이 지점부터는 솔직히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전반부를 버틴 보람이 있었다는 느낌은 분명히 들었습니다.
결말과 후속편 암시, 그리고 제가 내린 최종 판단
클라이맥스는 연안부두 창고에서 벌어집니다. 김용강이 1천억짜리 AI 프로그램 '나비'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고 조롱하는 순간, 마도준이 결박을 스스로 끊어내며 국면이 전환됩니다. 이후 민석이 패러글라이딩으로 도주하는 마도준 부부를 추격하고, 요트에 숨어 있던 딸 연주가 등장하면서 모든 악당이 정리되는 흐름입니다. 패러글라이딩(paragliding)이란 가벼운 날개형 낙하산을 이용해 활강하는 극한 스포츠로, 민석의 캐릭터가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라는 설정을 이 장면에서 직접적으로 활용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결말은 딸 연주의 웅변대회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주제를 강조하면서 전남편, 현남편, 딸이 함께 웃는 장면으로 끝나는데, 이 마무리가 의외로 따뜻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입국장에서 한 여인이 등장하며 "우리 남편이 지금 어디에 있다고?"라는 대사로 후속작을 암시하며 끝납니다.
저는 이 쿠키 장면을 보면서 솔직히 2편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오르지는 않았습니다. 1편의 임팩트가 속편을 견인할 만큼 강했느냐는 질문에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싶었거든요. 영화 자체는 분명 즐거웠지만, 엄청난 명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출처: 영상물등급위원회(KMRB) 기준 15세 이상 관람가로, 가족과 함께 보기에도 큰 무리가 없는 수위입니다.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으니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 한 편 보고 싶은 날에 딱 맞는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남편들 영화 초반이 지루하다는 말이 많던데 실제로 어떤가요?
A. 솔직히 말하면 맞습니다. 제가 직접 봤을 때 납치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설정 구간이 길고 긴장감이 잘 쌓이지 않아 실제로 중간에 그만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그 구간을 넘기고 나면 분위기가 확 바뀌기 때문에 조금만 참고 보는 것을 권합니다.
Q. 진선규와 공명 케미가 극한직업만큼 좋은가요?
A. 제 경험상 이건 충분히 좋았습니다. 두 배우가 이미 한 번 호흡을 맞춰봤기 때문인지, 거칠고 투박한 형사와 어리고 다정한 수의사라는 극과 극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있는 장면마다 어색함이 거의 없었습니다. 비교 자체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두 사람의 티키타카는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입니다.
Q. 남편들 영화 2편 나오나요?
A.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새로운 인물의 등장과 함께 후속편을 암시하는 대사가 나옵니다. 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편의 흥행 임팩트가 속편 제작을 확정 짓기엔 다소 아쉬웠다고 봅니다. 현재까지 공식 발표된 내용은 없으니 추후 소식을 확인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Q.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나요?
A. 네, 현재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입니다. 극장 개봉 이후 넷플릭스로 넘어온 작품이라 OTT 환경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기준 15세 이상 관람가이므로 가족 단위 시청에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결론
정리하면, 영화 <남편들>은 엄청난 명작은 아니지만 분명히 볼 만한 영화입니다. 초반 설정 구간의 느린 전개가 가장 큰 단점이고, 이 부분만 조금 더 빠르게 다듬어졌더라면 훨씬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지금도 듭니다.
그럼에도 진선규와 공명의 캐릭터 대비, 예상을 뛰어넘은 액션 퀄리티, 그리고 납치 사건 이후의 빠른 전개는 확실히 제 돈값을 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켜두기 좋은 날, 넷플릭스에서 한 번쯤 틀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저는 초반을 넘긴 것을 후회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