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나서도 대사가 머릿속을 맴도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에게 〈극한직업〉이 딱 그런 영화였습니다. "이것은 치킨인가 갈비인가? 네, 수원왕갈비통닭입니다." 처음 극장에서 이 장면을 봤을 때 배꼽을 잡았는데, 지금도 쇼츠에서 이 장면이 뜨면 그냥 스크롤을 넘기지 못합니다. 2019년 개봉 이후 천만 관객을 돌파한 이 코미디 영화가 왜 아직도 회자되는지, 줄거리와 함께 짚어봤습니다.잠복수사, 왜 치킨집이어야 했나영화는 처음부터 좀 황당합니다. 마약반 형사들이 추격전까지 벌였는데 범인을 놓치고, 거기다 실적 부진으로 고 반장은 해고 위기에 몰립니다. 제가 처음 이 도입부를 봤을 때 "이 팀 진짜 답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게 오히려 몰입을 높이더라고요. 천방지축이라는 말이 딱 맞는 설정입니다.그러..
솔직히 저는 군대 가기 전까지 독립운동이 교과서 속 이야기처럼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직접 군복을 입고 나서 영화 '암살'을 다시 봤을 때, 같은 장면이 완전히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등 대배우들이 만들어낸 이 작품은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나라를 팔아넘긴 밀정과 목숨을 건 독립군이 한 화면에 공존하는 이야기, 그 긴장감이 지금도 선명합니다.일제강점기라는 시대 배경 — 화려함 뒤에 숨은 공포영화 '암살'의 배경인 1930년대는 단순히 '나라를 빼앗긴 시대'라고 뭉뚱그리기엔 훨씬 복잡한 시기였습니다. 경성 한복판에는 미스코시 백화점 같은 자본주의 소비문화의 상징물이 들어섰고, 겉으로는 번화한 신문화가 꽃피는 것처럼 보였습니다.하지만 제가 ..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코미디 영화 한 편 보고 나서 "나라면 어떻게 살았을까"를 이렇게 오래 생각하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2016년 개봉한 영화 는 전문 킬러와 백수 배우 지망생의 삶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웃음 뒤에 묵직한 질문을 하나 슬쩍 끼워 넣는 영화입니다. 제가 처음 봤을 때 그냥 웃고 끝날 줄 알았는데,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장면이 있을 정도입니다.목욕탕 비누 한 장이 바꾼 두 남자의 신분 교체전문 킬러 형욱이 임무를 마치고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아 미끄러지는 장면, 저도 처음엔 그냥 웃어넘겼습니다. 그런데 이 우연 하나가 두 남자의 인생을 통째로 바꿔버리는 출발점이 됩니다.형욱이 병원에 실려 간 사이, 백수 배우 지망생 재성은 그의 사물함 키를 훔쳐 지갑과 마세라티를 손..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기독교 영화'라는 말에 약간 거리를 뒀습니다. 기독교인인 제가 봐도 비신자 여자친구와 함께 보기엔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영화관을 나오면서 둘 다 한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신의악단〉은 믿음에 관한 영화이기 전에, 사람이 변하는 이야기였습니다.실화 기반이라는 게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영화 〈신의악단〉은 1990년대 평양 칠골교회에서 실제로 벌어진 가짜 부흥회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입니다. 여기서 부흥회(revival meeting)란 기독교 집회 형식 중 하나로, 찬양과 설교를 통해 신앙을 고취하는 대규모 예배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북한이 이 형식을 통째로 위조한 셈입니다.배경은 이렇습니다. 대북 제재로 외화 수입이 막힌 북한이 국제 기독교..
솔직히 처음엔 그냥 공룡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포스터만 봤을 때는 쥬라기 공원 계열의 스펙터클한 영화겠거니 했는데, 막상 보고 나서는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8월 26일 개봉한 은 공룡보다 오히려 '가족'이 더 강하게 기억에 남는, 꽤 독특한 결을 가진 여름 블록버스터였습니다.이 영화, 쥬라기 공원이랑 다릅니다 — 80년대 오마주의 정체제가 영화관 좌석에 앉아서 처음 든 생각은 "아, 이거 앰블린 스타일이구나"였습니다. 앰블린 엔터테인먼트(Amblin Entertainment)란, 스티븐 스필버그가 설립한 제작사로, E.T., 구니스, 백 투 더 퓨처처럼 1980년대 가족 모험 영화의 황금기를 이끈 브랜드입니다. 이 영화는 그 DNA를 정면으로 계승하는 작품이었습니다.배경 자체가 1982년이라는 ..
죽으면 끝이라는 공식을 깨버린 영화가 9월 극장가에 등장합니다. 웹툰 원작 판타지 액션 가 2026년 9월 30일 개봉을 확정했습니다. 제가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구교환이 본격 액션 주인공이라니, 그것도 죽었다 살아나는 캐릭터로요.웹툰 원작 영화, 설레는 만큼 두려운 이유원작이 있는 영화를 볼 때마다 저는 항상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올라옵니다. 기대감과 불안감. 특히 웹툰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더 심해지는데, 머릿속에 이미 그려둔 캐릭터 이미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사화(實寫化)란 만화나 소설 속 2D 캐릭터를 실제 배우가 연기하는 영상물로 변환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그림 속 인물에게 숨을 불어넣는 일인데, 이게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채용택, 김..